
사랑한 후에
- 전인권
긴 하루 지나고 언덕 저 편에
빨간 석양이 물들어 가면
놀던 아이들은 아무 걱정없이
집으로 하나- 둘씩 돌아가는데
나는 왜 여기 서 있나
저 석양은 나를 깨우고
밤이 내앞에 다시 다가오는데
이젠 잊어야만 하는 내 아픈 기억이
별이 되어 반짝이며 나를 흔드네
저기 철길 위를 달리는 기차의
커다란 울음이라도 달랠수 없어
나는 왜 여기 서있나
오늘밤엔 수많은 별이 기억들이
내앞에 다시 춤을 추는데
어디서 왔는지 내 머리위로
작은새 한마리 날아가네
어느새 밝아온 새벽 하늘이
다른 하루를 재촉하는데
종소리는 맑게 퍼지고
저 불빛은 누굴 위한걸까
새벽이 내 앞에
다시 설레이는데
- 전인권, '사랑한 후에', 전인권 베스트
* 전인권의 대표곡 중 하나인 이 번안곡은 그의 편곡능력과 작사능력 그리고 그 절창의 목소리를
새삼 확인하는 걸작 중 하나이다.
'사랑한 후에'는 세 앨범에 각각 다른 버전으로 실려 있는데 원곡에 해당하는 '전인권 허성욱 추억 들국화'
- 전인권과 허성욱을 타이틀로 했으나 들국화 멤버들이 세션으로 참가하여 실질적인 들국화 3집에 해당한다.
다만 최성원의 영향력이 컸던 전 앨범보다는 전인권의 색깔이 두르러진다. -
'전인권 1집', 그리고 '전인권 베스트 앨범'이다.
세 앨범 모두 개성이 강한데 특히나 베스트 앨범의 것은 확연히 더 '자극적'이다.
기차소리 대신 파도소리로 시작하는 도입부도, 그의 보컬도
- 혹자는 이때 이미 전인권의 목이 '맛이 가기 시작했다'고 하기도 한다. -
연주도,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그의 목소리는 예전에 비해 거칠고 탁하게 변해 울부짖음이 더 해졌고
(그의 보컬 스타일로 볼때 자연스러운 변화같기도 하고)
특히나 건반이 주를 이루던, 물론 최구희의 기타연주도 빛을 발하긴 하지만,
예전 버전에 비해 이렇게 '절절하고 강렬한' 기타 톤은 전혀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전인권의 '보컬 솔로'인 곡에서 보컬과 기타 연주가 대등하게 발휘된 - 솔직히 전인권의 목소리보다 더 튄다. -
베스트앨범 버전은 이 곡을 얌전히 듣던 후배의 말마따나 '구슬프기'까지 하다.
이 날카로운 연주를 누가 했는지 이리 저리 찾아봐도 도저히 알수가 없다.
아마도 전인권 1집에 참여한 최구희가 아닐까 싶다.
어찌되었든 '마음을 어찌 할 수없는 날'에는 이 '사랑한 후에'만이 있을뿐이다.
그리고 이 '사랑한 후에'를 들으면 '어찌할 수없는 마음'으로 세상의 모든 거리를 헤메어 다닌다.
이제 전인권의 '시대의 절창'은 들을 수 없게 되었지만 그래서 이 노래는 더욱
'어찌 할 수없게' 들리는지 모르지만 '사랑한 후에'는 여전히 '커다란 울음으로도 달랠 수 없는' 그 무엇이다.
베스트 앨범이라지만 기존과 다른 목소리때문인지 곡들의 느낌이 색다르다.
'헛사랑', '돛배를 찾아서' 등도 더욱 호소력 짙은 그의 보컬때문에 베스트앨범이라기 보다는
또 다른 정규앨범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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