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레바퀴

(57)
요즘에 기인하여 입춘을 지나 공사다망하더니 봄의 끝자락, 아니입하를 지났으니 이미 하늘에는 여름이 와 있다.나라가 어수선하니 만인이 어수선하다.미뤘던 공부와 책 읽기로 세월을 보내보자 마음먹고세상사와 떨어져 유배같은 생활을 하고자 했는데.실상은 공부도 더디고 책도 눈에 안들어오고게으름과 뱃살만 늘어나 버렸다.집에 가져다줄 생활비 벌고자 소일거리 알바를 하며마음껏 먼 곳 쳐다보니 하루에도 골 백번의 철학자가되곤 한다.그리고 즐긴다. 비록 몸은 고단할지라도...‘시절이 안 맞으면 무능한 세월을 보내니’못 해볼 각오가 무어 있겠나.치매가 심해지는 아빠의 생일모임에서 수 년만에소주를 시켜드리고 건배를 하였다.소주 반병에 취기가 올라 집으로 가시는 길 내내콧노래를 부르시며 기분 좋아하셨다니그것으로 된 것이다.‘그것으로 된 것’의..
요즘에 기인하여 당시 대부분 이웃들이 그러하듯 홀로 직장을 다니셨던 아버지의 쥐꼬리같은 월급으로할어버지, 할머니 (할머니는 우리엄마가 시집오실때 40대 셨는데 엄마가 며느리로 들어오며모든 집안 일에 손을 놓으셨다), 백수인 작은아버지, 고등학생인 삼촌과 중학생인 고모,누나, 나 그리고 여동생이 생활을 하였다. 아버지의 월급은 고스런히 할머니에게 받쳐졌고, 부족한 살림살이는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게우리 엄마의 몫이였다.  사회가 혼란스러울때 막내 삼촌은 대학을 다녔다.78학번인지 79학번인지 그 즈음에 대학을 다니며 데모를 하였다.가족들이 다 같이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는 언제나 최루탄 냄새에 재채기를 하였다.보수적인 우리 아빠는 - 당시의 모든 아버지들은 보수셨다 - 삼촌에게 공부나 하지뭐하며 다니냐며 호통을 치셨다.그러나..
요즘에 기인하여 어제는 비가 흩뿌리더니, 오늘은 작정하고 가을비가 내린다. 어제부터 심사가 좋지 못하여 먼 도서관까지 굳이 걸어가가지런한 자리잡은 책들을 마구잡이로 골라 읽었다.몇 번의 성의없는 심사를 거치고는 한 번쯤은 읽어봐야지 하고 생각했었던 작가,박민규의 글을 읽었다.  이 작가를 안지는 꽤나 오래되었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라는 소설로 회자되던 때가 수 십년은 된 듯하니. 당시 야구 매니아였던 내게 삼미는 프로구단 같지 않던 '성의 없는' 성적을 내며비아냥과 약자의 집합체였다. 그 촌스러운 앰블럼과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 수준이하의 에피소드들.더구나 당시 나는 삼미와 정확히 대척점에 있던 화려한 부자구단 삼성의 어린이회원이였다.당시 삼성과 같은 돌림의 '삼'미라서 꽤나 큰 기업인줄 알았던 꼬맹이..
요즘에 기인하여 딸아이 옆에서 태블릿으로 유투브 보고난 이승환의 노래와 맥주 한잔.오늘은 일찍 재우려 했지만 언제 이런 시간이 또 있을까 싶어 늦게 자기로 했다텅빈마음기네스 치즈옆에 어린 딸아이밤 10시 5분세상은 잠시 완벽해졌다20230211 * 코 앞에서 놓친 버스 마냥 시절이 지난다.손 한번 못 쓰고 당한다.일회성의 순간들을 뺏기는 듯 두려울 때가 있는데늙으신 부모님이 한해 한해가 달라지시는 것과어린 딸아이가 커가는 것이다.나는 고군분투하지만 언제나 아쉽고 수비만 하다가 공격다운 공격 한번 못하고 밀리는 축구팀 같다.이 여름도 아쉬움으로 지난다.
케사르의 것은 케사르에게 天作孽猶可違 自作孽不可逭천작얼유가위   자작얼불가환​지진, 해일, 태풍, 홍수, 산사태, 산불 등 하늘이 만든 재앙은 피할 수 있다.하지만, 인간이 스스로 짓는 악업惡業, 자기 스스로 초래한 재앙災殃은 벗어날 수 없다. - 書經 -* 뿌린데로 거두는 것이다.내가 만들어 낸 모든 것들은(업業) 반드시 내게 돌아온다(과보果報).어느 누구도 그것을 대신 받을 수 없다. 이 진리를 아이시절부터 귀가 닳도록 듣고 살지만소 귀에 경 읽기다. 이런 진리들이 하나씩 마음으로 받이들이는 요즘이다.적덕지가 필유여경(積德之家 必有餘慶)적악지가 필유여앙(積惡之家 必有餘殃)경사와 재앙이 오늘에 나타나지 않더라도 시간적 선후관계로끝없이 인과가 만들어지고 소멸되고 하는 것이다.
부득이함 예전 장재라는 사람은"태허는 형상이 없으나 기의 본체이며 그것이 모이고 흩어지는 것이변화하는 일시적인 형상이다"라고 했다.낮이 왔을때 곧 밤이 올 것을 알았다.그리고 그 과정에서 오는 부득이 함을 잘 알았다. 그래서 벼슬에 나갔을때 까불지 않고 물러났을때 비굴하지 않았다.우리 사는 것도 같은 것 같다.삶의 과정에서 오는 부득이 함이 많을 수 밖에 없다.그 부득이함을 받아 들이는 것이 자신의 분수에 부합되는 삶을 살 수 있는 현명함이다.분수를 안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틀에 규정짓는 수동적인 삶의 태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과욕을 부리지 말라는 것이 주제인 것이다.올해의 7주가 지났다.13%가 지난 것이다.올해는 허둥대지 않도록 내 삶을 잘 관찰해야겠다.
편함과 불편함 불편함에 익숙해져야 한다.성숙해진다는건 불편함에 익숙해져 가는 것.우리는 오로지 편함만을 추구한다.우리는 성직자가 아니므로 삶이 온통 불편함으로 점철될 이유는 없다. 그리고 편안함이 경시될 이유 또한 없다.성숙된 삶은 편함과 불편함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다.편함이 어울릴때 불편함을 감내할때, 그것을 구분하고 경계를 알아채는 지혜도 그 성숙을 위한 필요 요소이다.불편함이 편할때가 있곤한다.하지만 대부분은, 전부에 가까울 정도로 편함에 길들여져 있다.하지만, 좋은 약이 입에 쓰듯 좋은 것들은 불편함을 감내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좋은 습관, 공부가 쉽게 되던가.그것들 자제가 이미 불편함을 속성으로 가지고 있다.그래서 일이 쉽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나 공부를 쉽게 하려는 것은 애당초 안되는 일인것이다..
憑藉 빙자 내 마음 깊은 곳에서 호심탐탐 기회를 노리며 숨 죽이고 있던 '한탕주의'.그것은 효율성, 기회, 타이밍, 조력자, 그 동안 고생에대한 댓가 등을 핑계삼아 떳떳히 나타난다. 꼼수, 무임승차, 운빨 그런 것들은 쉽게 살고 싶은 얄팍함에 다름아니다.결국 그런 것들의 끝은 후회나 자괴감으로 마무리 되지 않던가.  '일확천금' 이 로또같은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내가 받아야 할 댓가보다 더 많이 원하는 것은 모두 그 '일확천금 심보'인 것이다.우리는 그런 마음 씀씀이를 눈감아 준다. 스스로 설득하고 눈 가리고 눈 감고.꿈으로 치장을 한 그 욕망은 나의 간절함이 크면 클수록 화려하고 아름답다. 나의 꿈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 잖는가가족의 행복을 명분삼은 욕망은 이제 거칠 것이 없다. 참으로 많은 빙자(憑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