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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기인하여 천안 부모님댁에서 주말을 보내고,오지랖이 발동되어 부랴 부랴 약속을 잡았다.오래 알고 지내던 이사장님 댁에 도착하여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본격적으로 제주도 친구관련하여 부탁을 하였다.정확히는 정보를 알아 달라는 부탁이였고,곧 그 정보의 진원지인 모 교수의 사무실로 가자고 했다.차로 50분 남짓 걸리는 시간동안 이런 저런얘기를 하는데 딸애에게 전화가 왔다. 회의나 중요한 미틴 중에도 딸의 전화는 받는다.지금 회의중이니 나중에 통화하자는 말을 한지언정반드시 받으려 한다. "아빠 나 생리시작했어. 내 친구들은..." 조잘 조잘 떠들어 댄다.다른 얘기들은 들리지도 않았다. 기분이 촤악 하고 가라앉았다.남자도 여자도 아니였는데...좋은 기분은 아니였다. 굳이 그 오묘한 기분을 단어로 끌어 맞춘다면'씁쓸함' '서운..
먼 길 떠나며 나는 4289년 8월 18일 000 000님의 장남으로 태어나 증조할머니 할아버지 할머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속에서 자랐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남들보다 더디 배우고 대학도 남들보다 오래 다녔지 그래도 끝내 의사의 길로 나아가 00대학교 0회 의대생으로 시작해 00의원을 개원하고 남은 삶을 시골의사로 아프신 할매 할배들과 함께했다. 침술을 배워 무료 진료로 봉사하며 환자라기보다 가족을 타이르듯 설명하다 보니 목이 타고 입술이 마르곤 했다. 남을 돌보느라 정작 내 자신을 돌보지 못해 병이 깊어 가는 줄 모르다 알고나니 돌이킬 수 없는 상태구나 그래도 나의 천직이라 한 분이라도 더 돌 볼 수 있다면 그것이 나의 소명이요 천직이라! 아! 힘을 다하고 기력마저 다 하여 이제는 내가 병상에 누웠네 고요히 ..
가기 전에 쓰는 글들 ...- 십이층의 드넓은 창문으로 바라보는 여름 새벽으로 새때가 날아 오른다. 저 멀리 아직도 불을 켜고 있는 건물들 사이로 새들은 날아간다. 이 풍경을 나는 얼마나 기억하게 될까? 죽음에 대한 사유와 기록이 그토록 많은 것은 누구에게나 다가올 일이기 때문일 터다. 이 단순한 일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이유를 대는가? 하늘을 바라보는 것은 과거를 바라보는 것이다. 땅이나 땅속을 바라보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그 모든 것은 과거인가, 아니면 미래인가? 나는 과거에 속하는가, 아니면 미래에? 아니면 단 하나뿐인 현재에 속하는가? 과거를 보고 있는가? 그리고 얼마나 많은 나날이 지나가야, 지나가야만 하는가? 그들은 아마도 이곳에 없을 것이다. - 허수경, '가기 전에 쓰는 글들' - ..
사촌 형 외사촌 형이 있다. 큰집의 4남매 중 첫째다. 소박하고 수더분한 형. 형 이름처럼 順한 형. (형이름 '순'이 이 한자인지는 모르겠다) 중학교 재수, 고등학교 재수, 대학교 3수 실패 후 군입대 그리고 다시 3수. 그렇게 의대에 들어갔다. 그 형이 왜 그렇게 의대를 고집했는지 모르겠지만, 형 자신의 발신을 위한 결정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 형의 살아온 궤적을 보면 그렇다. 의대시절 가난하여 학교에서 집으로 2시간을 걸어다녔다. 왕복 4시간. 집에서 공부하려 교본(사람의 팔 다리 같은. 외할머니께 들은 얘기라정확히는기억이 나지 않는다)을 가방에 넣고 새벽에집에 걸어 오다가 불신검문에 걸려 가방이 열려지고경찰서에 갔었던 일도 있다. (경찰서에서는 오히려 장하다며 차비를 줬다고) 어릴적 외갓댁..
어버이날 어버이날이다. 며칠 전 딸아이의 초등학교 마지막 운동회가 있었다. 예전 내 어린 시절의 운동회에 비하면 한 학년의 반도안되는 학생수이다. 학생보다 학부모가 더 많아 보였다. 아이가 한 명인 집이 상당 수이고, 부모가 참석하니그럴만도 하다. 엊그제 1학년때 운동회에서 나를 보며 신나게손 흔들던 때가 멀지 않은 때 같은데, 6년이 흘렀다. 그때의 딸아이 얼굴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건강하시던 젊은 날의 부모님 얼굴이 기억이 나지 않듯이. 치매를 오래 앓으시는 아빠의 발톱을 오랫만에 깎아 드렸다. 손을 보니 손톱도 깎을 때가 되어 보여,발톱을 다 깎고는 손톱도 깎아 드렸다. 손톱을 깎는데, 아빠의 손이 이렇게 미끈한 것을 보고내심 놀랐다. 손가락이 길고, 곧았다. 못 생긴 내 손과 비슷할 것이라는 ..
만나는 사람이 나의 수준을 결정한다 사람의 행복은 기대감의 크기에 좌우 된다고 했다.우리가 희망이나 꿈이라는 명분으로 스스로 마음을상하게 했던 이유이다. 괜시리 기대에 부풀어 올랐던마음이, 어긋난 결과에 무너져 내리던 경험이 어디한두 번이던가. 그 순간의 허망함은 명치 끝의 찌릿한아픔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무언가 찜찜하게 시작된 일은 반드시 문제가 발생한다.'괜찮겠지'라는 자기위안과 결과의 달콤한 꿈을 망치고싶지 않다. 그 뒤로 뿌려졌던 그 찜찜함의 씨앗은뭉개구름같은 그림자로 반드시 재 등장한다.인과는 범용적인 우주의 법칙이다.하지만 법은 멀고(당장 체감되지 않고) 주먹은(이익)은가깝다. 이익을 따라 갈 수 밖에. 그렇게 꿈꾸었던 '찜찜함'이 결국은 드러나는 요즘이다.일의 손해를 떠나 억울함은 가장 큰 분노이다.왜 이런 유치하고 이..
어찌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하여 2025년 12월 30일 아빠가 없어지셨다.정확히는 산책을 나가셨다 집을 못 찾으신 것이다. 치매진단 후 2번째 연락두절.예전 길을 잃었을 때는 119가 출동하였지만 2시간만에 누나가 찾았었다. 그때는 여름이였고, 지금은 한 겨울.엄마의 전화를 받고 내려간 시간이 밤 8시 30분 경.주로 다니시던 구역을 뛰듯이 다녔다. 순찰차와 119차량, 소방차가 도로를 계속 지나다녔다. 나도 차를 몰고 골목 골목을 다녔다. 사복경찰관 30명이 추가투입 되었다.'괜찮겠지'하는 마음은 밤12시가 넘어가자 초조함으로 바뀌었다. 겨울치고는 온화한 날이였지만 그래도 겨울이고,새벽으로 갈수록 공기가 급격히 차가워졌다.새벽 2시 30분, 부모님집으로 모여 회의를 했다."이 정도의 인원이 못 찾는다는 것은 건물 안에 계신거다. 걱..
요즘에 기인하여 중학교 3학년 초겨울 아침,연합고사가 얼마 남지 않은 것을 확인하던 하얀 입김,고등학교 2학년 겨울 방학,밤 새우고 잠 깨러 올라가던 새벽녁 북한산 초입에서의숨 가쁜 입김,군복무시절 근무 교대를 마치고 고단함에 힘껏 내뱉던푸른 새벽 하늘로 담배연기와 함께 퍼져 나가던 입김,사업이 엉망이 되어 집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30대,새벽녁에 부모님 깨실까 조용히 나와 바라보던밤 하늘 위로 뭉개구름처럼 떠 다니던 시가(Cigar) 연기모두 내가 뱉어 낸 것들인데,지금도 딸 아이와 장난처럼 뿜어내는 입김인데,이문세의 해바라기가 흘러나온다.'모두 너무 지나 버렸죠.'그냥 지난 것이 아니라,너무 지나 버렸다니...공부는 하기 싫고 성적표는 잘 받고 싶은순구무진한 학생이 되어훨훨 날아가는 금요일 밤.피난처처럼 부모님한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