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할 것
- 박노해 -
이 땅에 사람이 없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 것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좁은 안목을 탓할 것
인생도처 유상수(人生到處 有上手)를 상기할 것
나를 넘어선 인물이 도처에 숨어 있음을 상기할 것
모든 것은 인연 따라 이루어짐을 굳게 믿을 것
‘사랑의 빛’으로만 이어지는 그 인연의 때를 믿을 것
그리하여 가장 훌륭한 계획자는 하늘임을 잊지 말 것
부끄러운 것은 믿음을 잃어버리는 일임을 명심할 것
- 박노해,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
* 숙취에 쩔어 공원에서 박노해를 읽는다.
맨발로 걷는 아줌마들,
지팡이로 힘겹게 한발을 옯기는 할아버지,
운동장에서 흙먼지를 일으키며 축구를 하는 중학생들,
스마트폰에 빠진 등산복 아저씨들
그 풍경에 내가 있다.
하늘이 무언가를 거두어가고 그자리를 채우겠지.
가만히 ‘하늘을 보아’
나의 ‘하늘을 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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