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세상
- 도종환
이 세상이 쓸쓸하여
들판에 꽃이 핍니다.
하늘도 허전하여
허공에 새들을 날립니다.
이 세상이 쓸쓸하여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유리창에 썼다간 지우고
허전하고 허전하여
뜰에 나와 노래를 부릅니다.
산다는 게
생각할수록 슬픈 일이어서
파도는 그치지 않고
제 몸을 몰아다가 바위에 던지고
천 권의 책을 읽어도
쓸쓸한 일에서 벗어날 수 없어
깊은 밤 잠들지 못하고
글 한 줄을 씁니다
사람들도 쓸쓸하고 쓸쓸하여 사랑을 하고
이 세상 가득
그대를 향해 눈이 내립니다
- 도종환, '쓸쓸한 세상', 슬픔의 뿌리 -
* 세상 그득 눈 내리더니, 안절부절 사랑 손뼉 치고
줄곧 쫓겨오던 우정 때마침 자백을 받던 날.
잊어버리리라 짓밟던 화해마저 그만
비열한 악수가 되어 버렸구나
내가 아는 것이 당최 무엇이더냐...
모르는 것만이 절실하고
낮선 것 심히 익숙하던 날
길위에 그저 주저 앉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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