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왔고 그렇게 갔다.
설레이며 다가오던 일들도 시간이 지나면 시들해 지는법.
그래서 단련을 하지 않는가.
냉소적인 비웃음과 하늘을 올려다보며 가슴벅차하는 나는 어느 것에도 소속 되지 않는다.
아마도 세상에는 손가락질 받아야 할 것들과 크게 심호흡해야 할 행복들이
서로들 겹쳐 널려 있기 때문이겠다.
그 겹쳐 널려진 사이를 교묘히 유영(游泳)하는 나는 스스로에게 수작을 걸어보기도 하지만
예의 먼 곳을 응시하는 농담으로 수습을 해버린다.
그러기에,
세상 구석 구석을 찾아 헤매다 결국 자신의 서재만한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철인(哲人)마냥
해지기 전에 여유롭게 집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그 모든 수작도, 농담도,
그리고 정말 있었을지도 모를 삶의 태평성대도
미재(未裁)로 남겨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