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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겨울나무


겨울 나무는 특별하다.
함박눈을 맞으며 그 무거움을 감내하는
소나무나 전나무는 겨울나무가 아니다.
모든 것이 떨어져 나간,
앙상한 가지가 더 겨울같은 나무.
이곳 저곳 살점이 떨어져 처량한 나무.
그것이 겨울나무다.

어두워지면 겨울나무는 더욱 그 빛이 또렷하다.
그저 그렇게 보이던 헐벗음과 같은
초라함이나 쓸쓸함도
어둠속에서는 제대로 된 자신의 풍경을 찾는다.


해가 지고 난 후
빛들이 제자리를 찾아갈때 쯤이면
숲에서 가장 당당한 것은 그 헐벗은 겨울나무다.
그 비어있던 가지사이로
겨울밤의 파르스름함을 채운채...

어둠속에 더욱 짙어지는 겨울하늘,
그 하늘에 음각을 새긴 듯한 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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