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항산(恒産)없이 항심(恒心)없다
mydoorstone
2023. 1. 2. 13:55
맹자는 '恒産이 없이면 恒心도 없다'고 하였다.
어느 정도의 재산이나 수입이 없으면 사람의 도리를 지킬 수 없는데 기초생계에 온 신경을 빼앗겨
다른 사람에 대한 인정을 베풀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2400여 년 전에도 '가진 것의 힘'이 위세를 하였는데 현대사회와 같이 대 놓고 자본이
곧 힘이 되는 시대에는 오죽하겠나..
부족함 없는 생활을 하다가 20대 중후반부터 갑자기 불어닥친 경제적 어려움은 힘겨움 보다는
어리둥절함이었다.
10여 년 동안의 그 어려운 생활이 없었더라면 나는 여전히 사지 멀쩡한 거지의 구걸을
손가락질하고 있으리라.
그러다 보니 어려운 이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내 능력 밖의 도움을 주곤 하다가 낭패를 겪곤 한다.
'내가 조금 더 불편하면 되지'하는 생각과 어렵던 시절의 정서가 감정이입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씩 주위 사람들에게도 작으나마 불편을 주고 그 스트레스 또한 내 한계를 넘어서곤 하니
'적절한 거절'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도 그런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였지만 조금 더 절실해 졌다고 해야할까...
서구의 경제논리와 개인주의가 '현대적'이고 쿨 (Cool)'하게 보이며 열에 아홉은 '있어야 베풀지'라고
대꾸하는 우리 사회이지만 넉넉치 않아도 혹은 없이 살아도 나누며 사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항산(恒産)에 대응하는 최대의 항심(恒心)은 어디까지이고
항심(恒心)을 위한 최소의 항산(恒産)은 어디까지 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