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돌사자를보십니까-동산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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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불교 국가인 타이의 종정과 총무원장 일행이 일본 불교를 둘러본 뒤 우리나라를 찾았다.
그들이 불국사를 참배할 때 동산이 안내하게 되었다.
동산과 타이의 종정은 함께 불국사 경내로 들어가 다보탑 앞에 이르렀다.
동산이 다보탑 안에 있는 돌사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 저 돌사자를 보십니까?"
" 예, 봅니다."
" 저 돌사자의 울음소리를 듣습니까?"
"........"
타이 종정이 말이 없자, 동산은
" 종정 스님과 타이 불교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저 사자 울음소리를 선물로 드리겠다."고 했다.
타이 종정은 시종일관 말이 없이 기차를 타고 서울로 향하던 중 드디어 입을 뗐다.
"실은 우리가 대승불교의 선지를 체험하기 위해 일본에서 많은 선승을 만났지만
대승선을 접할 만한 기회가 없었습니다.
한국에 와서도 실은 허탕을 치고 돌아가나 보다 하고 실망이 적지 않았는데,
불국사에서 동산 스님의 선지를 경험하고 비로소 대승선의 진면목을 보았습니다.
사자 울음소리의 말씀은 우리 소승불교에서는 감히 흉내도 못 낼뿐더러
찾아볼 수도 없는 상승법문이었습니다.
참으로 감개무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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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둔, '이 문을 들어선 순간 가진 모든 것을 모두 내려 놓아라 - 동산', 조현
* 이 글을 읽고 얼마나 가슴 설레였던가.
그것은 환희심이였던가.
몇 시간을 넋 나간 사람처럼 온 동네를 걸어 다녔다.
지금도 그 구절을 생각하면 가슴 속 무언가가 솟구쳐 오른다.
그리고 그린 것이 그 몇 해이던가
붓끝이 닿는 곳에 살아있는 고양이로다
하루종일 창 앞에서 늘어지게 잠을 자고
밤이 되면 예전처럼 늙은 쥐를 잡는다.
- 동산스님 오도송(悟道頌) -